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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EU가 CBAM 인증서 가격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2026년 1분기 기준 인증서 1장(1tCO₂e)당 75.36유로입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수소, 전력 등 CBAM 대상 품목을 올해 EU로 들여왔다면, 그 물량만큼 이 인증서를 사서 내년 9월 30일까지 제출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에게는 이 중 철강·알루미늄 비중이 가장 크고요.
원청사 입장에서는 9월보다 먼저 돌아오는 마감도 있습니다. 내년 3월 31일까지 내야 하는 배출권거래제 배출량 명세서입니다. 두 제도 모두 2026년 배출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3월에 검증받은 데이터는 9월에 사야 할 인증서 수량과도 연결됩니다.
두 마감이 각각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인증서를 직접 사서 내야 하는 원청사가 지금부터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1. 2027년, 원청사 앞으로 날아올 CBAM 청구서
지난해 확정된 CBAM 간소화 개정안(옴니버스)으로 일정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확정기간은 2026년 1월에 시작됐지만, 인증서 판매는 2027년 2월 1일부터 열립니다. 2026년 수입분에 대한 연례 신고와 인증서 제출 기한도 원래 5월 31일에서 9월 30일로 미뤄졌고요.
다만 2027년부터는 분기가 끝날 때마다 그해 누적 수입분 내재 배출량의 50%만큼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9월 제출 전에도 분기마다 인증서 수량을 맞춰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증서 가격은 2026년분의 경우 EU ETS 배출권의 분기 평균 가격으로 정해지고, 2027년부터는 주간 평균 가격으로 바뀝니다.
기한까지 인증서를 다 내지 못하면 부족분에 대해 톤당 100유로 이상(EU 물가 연동)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벌금을 내더라도 제출 의무는 남기 때문에, 모자라는 인증서는 따로 사서 내야 합니다. 벌금과 인증서 비용을 모두 부담하게 되는 것이죠.
2026년 수입분 기준으로 주요 일정을 표로 정리했습니다.
| 항목 | 2026년 수입분 기준 |
|---|---|
| 인증서 판매 시작 | 2027년 2월 1일 |
| 분기 보유 의무 | 2027년 매 분기 말, 누적 수입분 내재 배출량의 50% |
| 인증서 가격 | EU ETS 분기 평균(2026년 1분기 75.36유로), 2027년부터 주간 평균 |
| 신고·제출 기한 | 2027년 9월 30일(기존 5월 31일에서 연기) |
| 미제출 시 | 톤당 100유로 이상(EU 물가 연동) 벌금 + 제출 의무 유지 |
2. 인증서를 몇 장 살지는 협력사 데이터가 정합니다
인증서 수량은 수입 제품에 내재된 배출량에서 나옵니다. 이때 배출량 값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집니다. 협력사 공장의 실제 공정 데이터를 EU 인정 검증기관이 검증한 '실배출량'이거나, 데이터가 없을 때 EU가 대신 적용하는 '기본값(default value)'입니다.
| 구분 | 검증된 실배출량 | EU 기본값 |
|---|---|---|
| 데이터 출처 | 협력사 공장의 실제 공정 데이터 | EU가 정한 값 |
| 검증 | EU 인정 검증기관 검증 필요 | 필요 없음 |
| 적용되는 배출량 | 실제 배출량 | 대체로 실제보다 높음 |
| 기본값 가산 | 없음 | 2026년 10% → 2027년 20% → 2028년부터 30% |
기본값을 쓰면 협력사에 데이터를 요청하거나 검증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기본값은 검증되지 않은 배출자에게 불리하게 설계돼 있어서, 대체로 실제보다 높은 배출량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가산도 붙는데, 올해 10%, 내년 20%, 2028년부터는 30%로 단계적으로 커집니다(비료는 1%).
실배출량을 쓰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협력사가 배출량을 산정하고, EU 인정 검증기관의 검증을 받고, 그 결과를 원청사에 넘겨야 원청사가 인증서 수량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분기별 50% 보유 의무까지 고려하면, 원청사는 9월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협력사 데이터를 받아두어야 합니다.
3. 3월 배출권거래제 명세서가 CBAM으로 이어지는 이유
철강·알루미늄처럼 CBAM 대상 업종의 국내 사업장 상당수는 배출량이 많아 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업체에 포함되고, 일부 협력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2026년 배출량을 2027년 3월 31일까지 지정 검증기관의 검증을 받아 명세서로 제출해야 합니다. 제출하지 않으면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정부는 이 명세서를 바탕으로 5월 말까지 배출량을 인증합니다. 반면 배출량이 적은 중소 협력사는 대부분 할당대상업체가 아니어서, 이런 검증된 명세서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명세서는 두 가지 면에서 CBAM과 연결됩니다.

첫째, CBAM 산정의 출발점이 됩니다. 명세서에 들어가는 연료·전력·원료 사용량은 이미 국내 검증기관이 근거를 확인한 데이터입니다. CBAM에서는 이 데이터를 제품 단위로 나누고, 원자재(전구체) 배출량까지 더해 다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단, 철강·알루미늄은 CBAM에서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을 빼고 직접배출만 계산한다는 점에서 명세서와 범위가 다릅니다. 그래서 3월에 제출한 숫자와 CBAM용 숫자를 어떤 기준으로 나눴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EU 검증에서도 같은 공장의 같은 해 배출량을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둘째, 국내에서 낸 탄소비용을 인정받는 근거가 됩니다. CBAM에는 생산국에서 이미 지불한 탄소가격만큼 인증서 제출량을 줄여주는 규정이 있습니다. EU 집행위는 올해 5월 13일 이 공제의 세부 규칙 초안을 공개했고, 의견수렴은 6월 10일에 끝났습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초안이지만, 공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설비별로 실제 낸 금액을 공제받는 방식과, 기본값을 쓰는 경우 집행위가 국가별로 정하는 기본 탄소가격으로 공제하는 방식입니다.
기본 탄소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한국이 그 대상이 될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설비별로 실제 낸 금액을 공제받으려면, 무상할당이나 감면분을 뺀 실제 지불액을 기준으로 검증된 배출량과 독립 기관이 인증한 탄소가격 보고서를 함께 갖춰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배출량과 배출권 비용의 근거는 3월 명세서에서 나옵니다.
4. 배출권거래제부터 CBAM까지, 원청사의 2027년 캘린더
두 규제의 일정을 나란히 놓고 보면, 내년 상반기는 검증과 제출이 쉬지 않고 이어집니다.
| 시기 | 배출권거래제(국내 사업장) | CBAM(EU 수입분) |
|---|---|---|
| 2026년 10~11월 | 검증기관 계약·일정 확정, 모니터링 계획 대비 변경사항 점검 | 대상 협력사·품목 확정, 실배출량 데이터 요청 |
| 2026년 12월 | 1~11월 연료·전력 증빙(고지서, 계량 기록) 정리 | 2027년 인증서 예산 초안(기본값 vs 실배출량) |
| 2027년 1월 | 12월분 마감, 명세서 작성 | 협력사 EU 검증 일정 확인 |
| 2027년 2월 | 명세서 검증(서류·현장), 시정 조치 | 인증서 판매 시작(2월 1일) |
| 2027년 3월 31일 | 검증받은 명세서 제출 | 1분기 말 누적 배출량 50% 보유 |
| 2027년 4~5월 | 정부 배출량 인증(5월 말까지) | 협력사 검증 데이터 수령, 국내 탄소가격 공제 근거 준비 |
| 2027년 6월 | 인증 배출량만큼 배출권 제출(6월 말) | 2분기 말 50% 보유, 제출 수량 확정 |
| 2027년 9월 30일 | 해당 없음 | 연례 CBAM 신고 + 인증서 제출 |
10월~1월 항목과 CBAM 쪽 4~6월 항목은 법정 기한이 아닌 권장 일정입니다.
올해 남은 석 달 동안 두 규제를 함께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 명세서 검증과 협력사 EU 검증 일정을 함께 잡아두고, 연료·전력 사용량마다 증빙이 남아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어느 협력사의 어떤 품목이 EU로 들어가는지 정리하고, 언제까지 어떤 양식으로 데이터를 받을지 협력사와 미리 합의해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2027년 인증서 예산을 기본값 기준과 실배출량 기준으로 모두 계산해두면, 데이터를 확보했을 때 아낄 수 있는 금액도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두 규제를 함께 준비하려면
3월 배출권거래제와 9월 CBAM 모두 검증 가능한 배출량 데이터를 요구합니다. 두 규제를 따로 대응하면 같은 데이터를 두 번 모으고, 두 숫자가 서로 맞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한 번 모은 데이터를 두 곳에 쓸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구조를 잡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 원천 데이터와 증빙을 한곳에 모읍니다. 연료·전력·원료 사용량과 고지서, 계량 기록을 사업장·설비별로 한 번만 정리해두면, 3월 명세서 산정과 CBAM 제품 단위 산정에 같은 데이터를 쓸 수 있습니다.
- 제품별 배분 기준을 문서로 남깁니다. 사업장 배출량을 CBAM 대상 제품으로 어떻게 나눴는지, 철강·알루미늄에서 전력 간접배출을 어떻게 뺐는지 기준을 정리해두면, 국내 검증과 EU 검증에서 같은 근거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협력사 데이터는 같은 양식으로 받고, 진행 상황을 함께 관리합니다. 협력사별 요청 양식과 제출 기한을 통일하고, 각 협력사가 산정·검증·제출 중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분기별 보유량과 9월 제출 수량을 제때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엑셀과 메일로 관리하면 협력사가 늘어날수록 데이터가 흩어지고, 분기마다 같은 자료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협력사가 많은 원청사라면 데이터 수집부터 산정, 검증 현황까지 한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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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ICAP, EU adopts simplifications of CBAM rules · Linklaters, EU CBAM simplification · C&M, First release of CBAM certificate price · CBAM Journal, CBAM penalties · Global ELR, Draft rules on CBAM carbon price deductions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및 인증 · 기후솔루션, 보이지 않는 탄소 청구서
